전 세계 모든 산업과 일상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능화·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은 기업·국민의 일상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전, 이스라엘-하마스전, 중국·대만 갈등 등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특정 집단의 목적 달성을 위해 사이버전이 확산되고 있으며, 여론조작, 정보수집 등 정치·전략적 목적 달성을 위한 사이버 공격들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시 악성코드와 랜섬웨어를 활용한 사이버 전면전을 감행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전쟁 수단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국들은 사이버 보안 관련 정책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보안 산업을 자국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피해는 2015년 3조 달러에서 2022년 6조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PwC[1], 2022년). 이와 같이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디지털화로 인한 보안 영역이 확장되면서 보안 산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 조사[2]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는 2,381억 3천만 달러에 달했으며, 2024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2.6%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규모는 약 8,784억 8천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단말, 장소 등에서 업무를 처리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경계 기반 보안 모델이 한계 상황에 봉착하고 있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제로 트러스트는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는 개념 자체를 배제하고, 각종 요건을 갖추지 않은 사용자· 기기는 시스템 내부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보안 철학이자 패러다임이다. 이는 기업망 내·외부에 언제나 공격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안 위협이 언제 어디서든 발생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보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보안 솔루션·서비스들을 상호 연동해 작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통합보안 체계 도입이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앞서 언급한 제로 트러스트, 통합보안 등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계기로, 고성장 중인 글로벌 사이버 보안 시장을 선점하려는 선도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원고에선 글로벌 보안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보고, 국내 보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ICT Standard Weekly 제1202호